본문 바로가기

런웨이 컬렉션 분석/18 SS Season

[레트로와 하이 글램의 파티] 18SS 구찌 레디투웨어 런웨이 컬렉션 분석



엉아가 읽어주는 패션이야기의 런웨이 분석은

패션 전문지 혹은 런웨이를 봐도 도통 뭐가 뭔지 모를 친구들을 위해, 

보다 쉽게 써내려가는 컨셉의 리뷰다.

부득이하게 쓰는 전문용어들은 문단 아래에 주석을 달아 

알아가는 재미까지 노려본다.


단순히 입는 옷에 한정하는 협소한 의미의 패션이 아닌 

보고 즐길 수 있으며, 알아가는 재미까지 함께 느껴봤으면 한다.


이번 포스팅에서 알아볼 브랜드는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디자이너를 맡고 있으며 매 시즌 품절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구찌(GUCCI)다.








18 S/S Gucci Ready to Wear







알고가면 좋을 Background



18 S/S 시즌은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절친이자 스타 송 라이터인 엘튼 존을 뮤즈로 삼고, 오마주하였다.

음표 무늬를 덧댄 가죽 자켓과, 스팽글 재킷 등에서 엘튼 존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시즌 쇼에서 미켈레는 자유자재로 시대와 공간을 뛰어 넘는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조각상 파편과, 부처, 스핑크스 등등이 모여 이질적이지만

시공간을 뛰어넘는다는 공통의 주제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러한 주제는 그가 제시하는 스타일에도 반영되어, 동서양의 구별과 과거와 현재의 구별을 무색하게 한다.



글램과 글리터 룩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글램(Glam)은 화려함과 부티, 귀티등을 의미. 성적 모호함과 성 경계에 대한 도전이라는 의미도 내포.

*글리터 룩 : 반짝반짝 거리는 보석을 의상에 적극적으로 이용한 룩.





1. 팬톤에서 발표한 올해의 컬러, "울트라 바이올렛".



글로벌 컬러 기업 팬톤에서는 매년 말에, 그 다음 한 해동안 트렌드를 이끌 컬러를 발표한다.

올해의 컬러로 선정된다면, 각종 패션 뿐만 아니라, 코스메틱, 인테리어 가구 등등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전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작년에 약간 칙칙한 느낌의 초록색 "그리너리" 컬러를 본 기억이 있다면, 

바로 팬톤이 발표한 올해의 컬러가 보여준 영향력이라 할 수 있겠다. 

(내 기억으로 무분별하게 찍어내는 그리너리 컬러 보세 옷들, 신물날 정도로 많이 봤다.)


대중에게 발표되는 것은 12월로 알고 있지만, 매년 컬렉션은 한 시즌 앞서 발표한다.

구찌의 컬렉션이 발표된 것은 2017년 9월. 자기들끼리는 미리 소식통이 있나 싶다.


아무튼 매 시즌 올해의 컬러가 발표되고, 

런웨이를 지켜보면서 올해의 컬러를 찾아볼까? 아 여기있네.

이런 식으로 컬러를 변주했네.

이런 생각을 런웨이를 즐긴다면 보다 재밌게 런웨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래~



  



-

 Background에서 언급한 음표를 덧댄 재킷과 하의가 돋보인다.


-

 강렬한 울트라 바이올렛 도화지 위에 구찌다운 맥시멀한 프린팅. 

매시즌 구찌가 보여주는 뱀은 고급스럽고 위트있다. 

징그러울 수도 있는 이미지에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이 현 구찌의 핵심역량이 아닐까.


반짝반짝!


*맥시멀리즘 : 원색적인 화려한 색상, 과장된 장식과 풍성한 부피감 등의 과장된 조형 수단을 통한 표현 방식.

현대 맥시멀리즘은 미켈레가 들어온 이후의 구찌가 최선두에서 이끌어가고 있다.



    




-

 올해의 컬러라고 그냥 그대로 가져다 쓰면 지루하다. 올해의 컬러를 바탕으로 다양한 색의 변주를 이끌어낸다.


-

첫번째와 두번째 ACC 비즈 목걸이는 계속해서 등장한다. 동서양의 조화라는 주제를 반영한게 아닌가 싶다.

원피스의 불주먹 에이스가 떠오른다.


-

허리라인이 잡힌 것을 빼면 전형적인 남성라인의 수트. 성적인 모호함이 내포된 글램 룩의 특징을 보여준다.





2. 글리터와 글램룩, 80년대 RETRO감성



글리터와 글램 룩의 정의는 언급했다. 스크롤질 했으면 다시 올라갔다가 오도록!

반삭에 가까운 머리와 긴머리를 아예 숨겨버리는 헤어밴드를 통한 모호한 여성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장식적인 글리터 룩을 통해 여성성이 느껴지게 한다. 구찌가 이번 시즌 제시하는 글램 룩 표현법이 아닐까 싶다.




 

 




-

 샛노란 컬러감이 SS 시즌에 딱 맞아 떨어져 보인다.

전체적인 인상과 허리의 매듭은 알라딘이 연상되는 오리엔탈적 느낌을 풍긴다.


-

반짝 거리는 장식들이 눈이 부시다. 화려함의 극치.


-

두번째 스커트의 그린과 레드의 보색 조합,

그리고 세번째 블루 컬러와 오렌지 컬러의 보색 조합이 예술이다. 

보색 개념을 알고 디자이너가 녹여낸 색의 논리성을 읽는 것 또한 런웨이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3. 놓치지 않는 키치 감성의 매력. 그리고 세가와의 협업 



꿀벌 , 스네이크. 플라워, 타이거 등등..

감각적이면서도 키치한 특유의 자수로 지난 2017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갔다.

 그 인기는 올해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키치 감성 : 저속함이라는 뜻이 그 어원으로, 어울리지 않는 색이나 몸에 맞지 않을 정도로 옷을 작게 입는 것.

혹은 유아 용품같이 유치한 느낌을 주는 느낌을 주지만 그 속에 위트와 유머가 담겨있다.

톡톡튀고 독특한 느낌. 모스키노가 가장 대표적이다.




 

 





-

어디서봤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디서 분명히 본 토끼. 벅스버니!

나는 어렸을 적 우유에 타먹던 네스퀵에서 봤던 녀석인 줄 알았는데 걔랑은 또 다른 토끼라고 한다.

벅스버니는 워너브로스 카툰즈의 캐릭터인데, 워너브로스와 협업이라는 기사는 보지 못했다.


-

 유년 시절 추억의 팩 게임기 혹은 바람돌이 소닉을 기억하는 아재, 이모들 혹시 있는지.

그 이름마저 가물가물했던 게임회사 세가(SEGA)와의 협업을 통해 어렸을 적 기억을 새록새록 되살린다.

두번째와 세번째 왼쪽 가슴에 세가의 폰트를 딴 GUCCI가 위트있게 새겨져있다.

80년대 레트로 감성과 맞물리는 감각적인 협업이다.

당대에 유행했던 패션 뿐만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영역까지 현대적으로 변주해내는 미켈레 당신은 도대체...





4. 알렉산드로 미켈레 특유의 맥시멀리즘 프린팅



화려함. 구찌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상이다.

이번 시즌 역시 구찌의 화려한 프린팅은 백미 중에 백미다.



 

 




-

모 패션지에서는 "명나라의 공주"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첫번째의 물고기 프린팅 드레스가 딱 그에 알맞는 표현인 듯 하다.

두번째는 넉넉한 품으로 리폼한 청나라의 치파오를 연상하게 한다.


-

세번째는 잘 보이지 않지만 노루를 추상적으로 해체, 재조합한 것으로 보인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을 떠오르게 한다.


-

 네번째의 날개달린 호랭이. 호랑이는 호랭이 연고가 떠오른다.







리뷰 끝~ 짧은 코멘트!



런웨이에서 선보인 룩은 100여 가지가 넘는다.

내가 선별한 극히 일부의 룩들은 우리가 같이 얘기해보면 재미있고, 얘기할 게 많은 것들만 찾아서 올린다.

글에서 제시한 해석의 틀을 바탕으로 런웨이를 즐겨본다면 조금 더 시야가 트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럴 수 있다면 정말 보람 있을 것 같다.

물론 10분이 넘는 시간동안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룩들을 본다면 잠시 잠깐 딴 생각이 나기도 하면서

온전히 집중이 안될 수도 있지만, 그러면 뭐 어때! 

잠시 잠깐이라도 무언가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면 그것으로 눈이 트이기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런웨이 풀영상까지 도전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