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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웨이 컬렉션 분석/19 FW Season

19 FW 샤넬, 칼 라거펠트의 송사(送辭)

2019년 2월 19일 


시대를 풍미했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별세했다.

노쇠한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19 SS 시즌에서까지

특유의 당당한 모습으로 런웨이 피날레를 장식했기 때문에

별세 소식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디자이너이기에

그 마지막 송사(送辭)를 읽어보려 한다.


사족을 붙이자면 패션 블로그 하는 양반이 

뭐 이렇게 늦냐 할 수 있지만

워낙 내킬 때 업로드 하는 스타일인지라...

어차피 시의성 보다는 두고두고 볼 수 있을만한 글을 쓰고자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런웨이에서 제시하는 순서와는 다르게 개인적으로 묶고 싶은 카테고리로 재배열했으니
역사적인 디자이너의 마지막 작품을 있는 그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맨 하단에 있는 동영상으로 확인하길 바란다.




19 FW Chanel, 칼 라거펠트의 송사(送辭)







1,  하운드투스 체크 패턴의 변주



사냥개의 이빨을 닮았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하운드 투스 체크 패턴'.

일반적으로는 남성용 자켓, 코트에 주로 사용되는 체크 패턴이다.

하지만 이번 칼 라거펠트의 샤넬 컬렉션에서는 여성을 위한 패턴으로 사용되며

그 활용 범주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코트와 자켓뿐만 아니라, 팬츠, 스커트, 페도라, 핸드백까지.

역시 칼 라거펠트의 손을 타서일까. 어색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변주였다.



 

 





2. 역시, 트위드



지금까지의 샤넬을 이야기할 때 뺴놓고 얘기할 수 없는 바로 그것.

트위드의 끊임없는 활용은 칼 라거펠트의 샤넬에 상징적인 의미가 되었다.

차기 수장이 된 비르지니 비아르가 가브리엘 샤넬에서 칼 라거펠트까진 이어온 헤리티지를

어떻게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3. 와이드 & 테일러링



19 F/W 시즌은 전반적으로 다소 차분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샤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에서 테일러링 아이템을 선보이며

과열되었던 스트릿 풍의 트렌드가 식어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샤넬만 보자면, 스트릿 열풍에 편승하진 않았지만

테일러링 스타일이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다.

아우터와 비슷한 질감과 패턴의 페도라를 착장함으로써 전체적으로 통일감있고 클래식한 느낌을 연출해냈다.

하지만 몸을 구속하지 않는 Fit으로 지속적으로 트렌디한 느낌은 가져오고 있다.



 

 

 

 




4. 로고 플레이



샤넬의 로고플레이는 트위드와 마찬가지로 샤넬의 상징적인 부분이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 시즌부터, 로고 뿐만이 아니라 CHANEL 풀네임을 이용한 아이템이 자주 보인다는 점이다.

좌측 상단에 CHANEL이라는 풀네임을 활용한 넥클리스가 이목을 집중시킨다.




 

 






5. 스포티 무드 아이템



19 SS 부터 스포티한 아이템도 다수 제시되고 있다.

숏한 기장의 푸퍼에 색감 또한 전통적인 샤넬의 것과는 차별화된다.

슬림한 모크넥 집업 역시 에메랄드 컬러와 스포티한 디자인을 엿볼 수 있다.

스포티 카테고리에 넣은 사진이 두 장 밖에 없어서 다소 쌩뚱맞아 보일 수는 있지만,

런웨이의 구성은 컬러감과 무드를 적절히 배열해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앞서 나온 착장들과 이질감이 들지않는 나이스한 구성이었다.



 






6. 다양한 톤앤매너 제안


이건 비단 샤넬의 것만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런웨이라는 공간 자체가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내비치는 자리이기 때문에

어쩌면 다양한 톤앤매너가 결여된 런웨이는 그 의미가 무색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막상 빼려니 아쉬운 부분이라 가볍게 짚고 넘어가고자 추가했다.

골자는 전통적으로 체인/스트랩을 잡는 핸드백 착용이 아니라

허리에 착용하기도, 백을 잡기도 하면서 시크한 느낌을 연출해냈다.

어떤 럭셔리인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지만

럭셔리를 대하는 애티튜드 역시 중요하다라는 포인트를 짚고자 한 카테고리 구성이었다.




 

 






칼 라거펠트 옹의 마지막 런웨이는 이렇게 막이 내렸다.

최근 피비 파일로가 셀린느를 떠난 아쉬움이 가시기도 전에 패션계의 큰 별이 세상을 등져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런웨이 영상과 함께 글을 마친다.